공대 기계항공공학부 안성훈 교수팀열을 가하면 온도에 따라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한 직물 기술을 개발했다. 모터 없이도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하는 데 새로운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은 뜨개질 패턴을 활용해 모터 없이 열이나 전류로 움직일 수 있는 직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형상기억합금을 피복 섬유로 감싼 와이어를 활용해 직물을 뜨개질한 결과다. 형상기억합금은 변형이 일어나도 일정한 온도가 되면 본래의 형태로 다시 돌아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로 백합꽃 모양의 직물을 짠 뒤 5개 꽃잎 각각에 흐르는 전류의 양을 조절하거나 뜨거운 바람을 가해 꽃이 피는 과정을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전류나 뜨거운 바람에 의해 온도가 올라가면서 와이어가 변형되고, 이에 따라 꽃잎이 하나씩 열리는 원리다.
이때 직물의 뜨개질 패턴에 따라 와이어가 변형되는 방향이 달라진다. 연구진은 뜨개질 패턴을 달리해 수선화, 통꽃, 칼라(아프리카산 원예식물) 등 다양한 구조의 꽃이 피는 동작도 구현했다. 안 교수는 “여러 종류의 매듭을 조합해 원하는 방향으로 구부러지도록 직물을 짜면 굽힘, 비틀림, 선형 운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차원 구조물의 부피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며 “온도 변화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과 기능성 섬유,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직물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4일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