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성과

농업생명과학대학 식물생산과학부 양태진 교수팀은 우리나라 백수오와 중국의 생약 재료인 이엽우피소의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정보 전체를 해독하고 비교 분석하여 2015년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가짜백수오 사태’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은 물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백수오 유전자검사명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에 2020년 4월 9일자에 박현승 박사 제1저자로 게재하였다.

이번 연구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엽록체(PT)와 미토콘드리아(MT)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하고 비교분석을 수행한 내용이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공통 조상에서 엽록체 유전체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안에 복제되어 매우 잘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런 현상이 식물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전반에 존재함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였다.

미토콘드리아에 복제된 엽록체 조각 (MTPT)이 예상하지 못한 유전자검사법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 입증을 하였다. 또한, 다양한 백수오 유전자원을 조사하여 우리나라는 백수오의 유전 다양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것이 가짜백수오사태의 오판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2015년에 벌어졌던 가짜백수오 사건 {백수오와 가짜백수오(이엽우피소) 혼입 논란}은 백수오 재배 농가와 관련 기업에 큰 피해를 줬으며, 백수오 재배 면적의 급격한 감소와 건강 기능성 식품 시장의 전반적 침체를 초래하였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박주가리아과 백미꽃속에 속하는 근연식물이다. 백수오는 우리나라 기원 식물로서 여성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 때문에 2015년까지 전국적으로 재배량이 크게 증가하고 관련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엽우피소는 중국에 자생하며 재배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백수오(白首乌: Baishouwu)라고 불리며 식품과 중약재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30년 전에 도입되어 농민들에 의해 재배되어 왔기 때문에 나고야의정서의 예외조항으로 분류되어 유전자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식물이 될 수 있었으나, 가짜 백수오 사건에 의해 독극물처럼 오인되며 우리나라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어 아쉽다.

가짜 백수오 사건 이후 농가에서 재배한 백수오는 식약처의 ‘백수오유전자검사명령제’를 따라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유전자검사법은 엽록체의 matK 유전자 차이를 분석하여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식별한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동일한 유전자가 미토콘드리아의 MTPT에 존재하며, 이로 인해 현재의 검사법에서 제시한 PCR cycle수와 DNA양을 조금만 증가시켜도 백수오가 이엽우피소로 오인될 수 있음을 실제 사례와 함께 보여주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가짜백수오 사건 때 사용되었던 2가지의 유전자검사법까지도 검증하여 각각의 방법 한 개만 사용할 경우 마찬가지로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유전자 검사법이 오용되면 진짜를 가짜로 판단하는 모순을 초래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알렸을 뿐 아니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의 적용원칙 지침을 제안하였다.

양태진 교수팀은 본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 자원인 백수오 재배와 백수오 관련 산업의 부활을 지원하고 농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또한 식물에 적용되는 유전자검사법은 식물 유전체의 특성과 생물 다양성을 모두 고려하여 오류가 없는 유전자검사법이 적용되어야 하며, 규제를 위한 검사법이 아니라 관련 산업을 보호하고 장려하기 위한 검사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양태진 교수팀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백수오유전자검사명령제’의 유전자검사법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유래 서열까지도 동시에 증폭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급히 이를 개정할 것을 촉구하였을 뿐 아니라, 1개의 유전자분석으로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별할 때 늘 오류 발생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수의 유전자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유전자검사법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백수오 산업은 한때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도 선정되며 나고야의정서 발효와 더불어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었지만, 유전자검사법의 오용으로 인해 여전히 침체에 빠져있다. 그러나 백수오는 식품, 차, 한약재 등으로 국민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여성 갱년기 극복, 면역력 강화, 항산화, 혈행 개선 등 우수한 효능이 인정되고 있다. 우수한 백수오 품종 육성 및 맞춤식 제품 개발, 관련 산업 보호를 위한 적절한 유전자검사법의 적용을 통해 백수오를 필두로 한 건강 기능 식품 산업의 부활을 희망한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양태진 교수 연구팀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농촌진흥청 지원 바이오그린21 사업 (식물분자육종사업단)과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자료제공 : 교수연구실(02-880-4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