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미주재단 기부자인 박민식 박금옥 동문 부부
수의과학대학 박민식(수의학 학사 65-69) 동문은 UCLA에서 교수직을 은퇴하고 지금은 미국 남가주에서의 각종 문화, 장학 사업에 참여하며 여생을 지내고 있다. 재능과 물질, 지식을 소유하게 된 ‘은혜를 입은 사람들(obligee)’ 혹은 계급적 상위구조인 ‘ 노블리스(noblesse)’들이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헌신하는 것이 삶의 ‘의무 (oblige)’ 라고 그는 항상 주장해 왔다. 그런 그가 그동안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금액이 76만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미술계와 박물관, 학교나 문화기관 등에 대한 기부도 다양하게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동안 박민식 교수의 기부는 철저한 ‘익명’이었다. 주변의 친한 대학 동문들도 박 교수가 친구 선교사나 동창회에 필요할 때마다 지원을 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모교나 문화계에 거액을 기부해 온 사실은 모르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2008년에 ‘박민식 박금옥 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하면서 거액 기부가 시작돼 2012년까지 매년 10만 달러를 기부해 왔다. 2018년에는 LA를 방문한 서울대 황인규 前 부총장에게 가난한 학생들의 실태를 듣고 20만 달러를 선한 인재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이때 박민식 교수는 새로운 기부 패턴으로 마음을 바꾸었다.
그동안 서울대 수의대 학술 연구기금, 건물과 연구실 증축을 지원했던 기부에서 가난한 학생들의 식비와 주거비를 지원하는 실질적 학생 지원 사업에 큰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의 계기는 박 교수가 2018년 지원한 서울대학교의 선한 인재 장학금을 통해 식사를 해결하고 성과를 거두었던 많은 후배 학생들의 감사 편지를 받은 후였다.
오랜 기간 동안 가정이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 장학금 수령 비율이 크게 줄어든 학생들, 홀어머니 밑에서 차마 학비 숙식비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 이들 학생들이 각각 한 달 30만원씩 박민식 교수의 장학금을 받으면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게 해 준데 대한 진심어린 감사의 글들을 보내왔다. 그리고 이들이 현재 받은 도움을 결코 잊지 않고 꼭 그 분야에서 성공을 하여 같은 처지의 후배들에게 더 크게 되갚을 것이라는 진지한 각오의 글들이 수십 통씩 전해져 왔다.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떠나 학생들의 다짐을 통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대 물림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박민식 교수는 미주재단을 통해 “아직도 숙식을 걱정하고 이를 해결하느라고 제대로 학업에 정진하지 못하는 서울대 학생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며 “장학생들의 편지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실함과 의무감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 교수는 이 경험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기로 했다. 더불어 학생들을 지원하는 홍보캠페인도 주변의 지인들에게 펼쳐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익명의 기부자에서 이름을 가진 기부자로서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어야 했다.
박민식 교수는 이와 같이 ‘기부스토리 커밍아웃’을 통해 학생들의 감사 편지들을 주변의 잠재기부자들과 나누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마음을 전하며 그 전통이 확대, 계승되도록 적극 나선 것이다.
이러한 박민식 UCLA 前교수와 박금옥(체육교육 학사 63-67)동문 부부의 기부 스토리는 황혼의 그들 부부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기사 제공: 서울대발전기금 미주재단 김인종 국장)
자료제공 : 발전기금(02-871-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