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책임자로는 국내 첫 선정돼
3년간 3억씩… “뇌 백과 완성 목표”
“의사 결정, 감정 조절, 동기부여 등 고차원의 정신 행위에 관여하는 전전두엽은 뇌에서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부위라고 할 수 있어요. 전전두엽의 3차원(3D) 구조 및 다양한 뇌 조직과 연결된 신경회로망의 유기적인 기능을 밝힌 ‘뇌 백과’를 완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성연 서울대 화학부(유전공학연구소) 교수(32·사진)가 17일 연구책임자(PI)로서는 국내 최초로 ‘휴먼 프런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의 2017년 연구비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인 과학자 중 최연소 HFSP 수혜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15년 곽지현 고려대 교수와 지난해 김진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단장이 HFSP의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모두 연구 참여자 자격이었다.
HFSP는 미국과 일본, 독일, 한국 등 14개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이 공동 출자해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 우수 과학자들에게 연구비,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이다. 1990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70여 개국 7000여 명의 과학자를 지원했고, 이 중 26명이 노벨상을 받아 ‘노벨상 펀드’로도 불린다. 김 교수는 “이스라엘 과학자 등 3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이 앞으로 3년간 연간 30만 달러(약 3억3900만 원)씩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1073개 지원 팀 중 30개 팀이 선정됐다. 김 교수팀은 독립된 연구실을 꾸린 지 5년 이내, 박사학위를 받은 지 10년 이내 과학자에게만 주어지는 ‘신진 연구자 그랜트’(9팀)에 속한다.
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 생명과학과를 최우등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당시 미국신경과학회가 수여하는 ‘최우수 학위논문상’을 받았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15년 9월 서울대 교수로 부임했다.
김 교수는 뇌 과학 분야 석학들의 지도를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빛으로 뇌 반응을 조절하는 ‘광(光)유전학’ 기술을 선도한 칼 다이서로스 스탠퍼드대 교수, 뇌를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정광훈 MIT 교수 등이 그의 지도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