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다양성대화시리즈 1회에 이어 ‘대학원 연구: 교수와 학생의 유쾌한 협주’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2019년 4월 24일 12시부터 1시 30분까지 신양인문학술정보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다양성 대화에는 60여명의 학생, 교원, 연구원, 직원이 참석하여 서울대의 대학원 문화의 특성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연사인 김성근 교수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자연대 학장을 지냈고, 미국에서 석·박사과정을 수학하면서 경험한 내용과 서울대 화학부 교수로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특히 이공계의 대학원 문화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안하였다.
우선 김성근 교수는 발표를 시작하면서 대화의 장이기 때문에 ‘강연’이 아니라 ‘발제’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대학(원)의 변천과 분화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였고, 대학원생에 대해 어느 사회에서나 공감하는 농담들(예를 들면 http://phdcomics.com이나 심슨 만화 내용)을 소개하여 청중의 웃음과 공감을 일으켰다. 또한 대학원 사회는 가정과 회사의 중간적 성격으로 양육과 관용의 관계인 동시에 경쟁과 업적달성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어 서울대(또는 한국) 대학원의 문제점으로 순수한 아카데미즘의 결핍/부재, 치열한 논쟁의 부재, 지나친 위계질서 문화, 관료주의와 학내 정치의 그림자, ‘생계형’ 교수와 ‘영원한 의존형 아마추어’ 학생 등을 꼽았다. 행사의 제목을 ‘합주’가 아니라 ‘협주’로 잡은 것 또한 합주가 지휘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면, 협주는 그 어원이 Concertare로 ‘경합’이며, 경쟁관계에 놓여있긴 하지만 때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돋보이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협주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대학원이 추구하는 목표를 두 가지 모델로 비교하면서 연구업적 중심모델과 연구자 중심모델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30여분의 발표에 이어 1시간 동안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질문은 크게 대학원의 문화와 제도의 개선 방향, 아카데미즘 고양에 대한 제안, 해외 대학의 대학원 문화와의 차이점, 공동체성의 회복 등에 관한 것이었다. 대학원은 전문성에 기반한 폐쇄적인 집단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나 장유유서 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인격과 인권존중에 대한 학교의 메시지가 보다 선명하게 전달되어야하며 다양성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 교수와 학생 간 또는 학생 동료 간 적절한 긴장관계는 필요하지만 아카데미즘 안에서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 주기적인 면담시간과 같은 교수와 학생 간 정례화된 소통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 대학원생의 정체성이 피교육자와 노동자라는 이중적 특성을 갖고 있어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 연구행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않도록 행정의 간소화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지도교수에게 대학원생의 생사여탈권이 집중되지 않도록 희석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논의되었다.
자료제공 : 다양성위원회(http://diversity.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