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SNU 토론한마당은 지난 11월 14일 성황리에 치러졌다. 지난 3월초 기초교육원장과 여러 단과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어 여러 번의 회의와 연구를 통해 대회 주제 등 각종 세부사항을 준비했다. 지난 7월1일부터 9월 30일까지 재학생들의 신청접수를 받은 결과 75개팀 총 192명이 예선에 참가하였다. 그 가운데 16개팀 총 44명이 본선에 올라 당일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을 겨루었다. 결승이 끝나고는 참석한 청중들과 함께하는 토론한마당의 시간도 있었다. 주제와 관련해 평소 생각했던 청중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SNU 토론 한마당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여 토론주제와 모형을 비롯하여 토론을 둘러싼 여러 논의를 다듬어가야 할 것이다. 토론이 진정한 시민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 토론의 취지와 모형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SNU 토론한마당은 지금까지의 대회주제만 보아도 보통의 토론대회의 주제와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그간의 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회(2015년) 올바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가? 2회(2016년) 진실을 거부할 수 있는가? 3회(2017년) 경쟁은 바람직한가? 4회(2018년) 이성의 발달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학생들이 사회적, 국가적,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SNU 토론한마당>의 주요한 취지이다. 토론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낼 뿐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열린 소통의 장으로서 토론한마당을 마련한 것은 우리 대학의 교육목표인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는 선한 인재양성‘을 지향하고, 결국에는 참여자의 인성과 시민역량을 함양하는 데 적절한 과정으로 사료된다.
토론의 주제 못지않게 토론모형 또한 중요하다. 토론이다 보니 논증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특히 탄탄한 논리가 받쳐주면서 펼쳐지는 주장은 힘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곰곰이 생각해볼게 있다. 진정한 토론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따져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토론규칙이 중요해진다. <SNU 토론한마당>의 토론모형은 특정 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각을 세워 상대를 논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열린 자세의 소통을 지향한다. <SNU 토론한마당>의 토론모형은 개방성과 포용성을 지향한다. 양쪽의 고유한 입장을 존중하고 상호 이해 속에 변증적 논의과정을 통해 설득과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양 팀의 입장도 찬성과 반대 또는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지 않고 주장1과 주장2로 명명해 상대의 고유한 입장을 인정하는 자세에서 각자의 주장을 논증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육의 목표로 정보와 네트워크 능력이 강조되면서 그 반대급부로 인성과 민주주의 시민역량이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선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토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교육적인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대응하려고 하는 목표에서 비롯되었다. 토론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대한 고민은 유효하며 지속적인 모색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그 하나는, 논리적인 이성의 표현을 넘어 자신의 경험과 감성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개방성을 제공하는 토론이요, 또 하나는, 합의와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해 상대를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만들고 설득시키는 노력으로서, 타당성이 아니라 설득력을 경주하는 토론일 것이다. SNU 토론한마당은 그러한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다.
자료제공 : 기초교육원(http://liberaledu.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