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억제유전자가 활동하지 않는 폐암 환자는 치료과정에서 더 나쁜 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종양억제유전자는 돌연변이에 의한 세포 분열을 막는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민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이준구 전문의팀은 'EGFR-돌연변이 폐선암' 환자 4명을 분석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선암 환자 4명이 표적치료를 받은 후 종양조직의 변화를 살피는 '전장유전체염기서열분석'을 진행해 종양억제유전자인 'TP53'과 'RB1'가 전혀 활동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폐선암 환자를 진단할 때 'TP53·RB1' 유전자를 검사하면 소세포폐암으로 이어질 위험도를 미리 예측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폐암은 암세포 특성에 따라 비소세포폐암(폐암의 85%)과 소세포폐암(나머지 15%)으로 분류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세포 모양에 따라 다시 폐선암과 편평상피세포폐암, 대세포폐암 등으로 구분한다. 그 중 폐선암이 가장 흔하다.
일부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 중 하나인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EGFR-돌연변이'가 있으면 표적치료제를 투약하며,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고 폐선암이 소세포폐암으로 변하는 증상이 생겼다.
김태민 교수는 "앞으로 환자 진료에 새 연구 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진화 과정을 재구성해 폐선암이 소세포폐암으로 바뀌는 현상을 자세히 밝혀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 공식 학회지인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