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호(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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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주요 소식

제74회 전기 학위수여식 식사
2020.03.01

먼저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졸업식을 거행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직접 얼굴을 보지는 못하지만, 오늘 졸업의 영광을 안게 된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학사모를 쓰게 된 대학 졸업생, 석박사 학위를 받으신 대학원 졸업생 여러분, 모두 축하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을 여기까지 오게 하는 데 노심초사 애를 많이 쓰신 부모님들, 가족 분들, 교직원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축하드립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간직하고 싶은 좋은 기억과 경험, 잊고 싶은 기억과 경험이 많았을 겁니다. 학점에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했던 경험, 달콤한 연애를 하면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뻤던 순간과 거꾸로 세상이 붕괴된 거 같은 허망한 순간도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던 날이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앞으로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서 불안해하던 날도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졸업식 하루 만이라도 학교를 다니면서 속상했던 기억들, 그리고 여러분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다 떨쳐 버리면 좋겠습니다. 다시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주일 쯤 전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을 수상했습니다. <기생충> 수상을 보면서, 이번 졸업식 축사에서 이 영화 얘기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영화를 봤거나 영화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는 ‘경쟁’과 관련한 것입니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러분들이 대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던 과정, 그리고 학생으로서의 삶의 많은 부분은 경쟁으로 점철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입학을 위한 경쟁, 입학 후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한 경쟁, 원하는 과목을 듣기 위한 경쟁, 장학금을 받기 위한 경쟁 등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졸업을 하면서, 아마 또 다른 경쟁에 접어든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경주의 출발선에 서서, 준비 자세를 취하고, 총소리를 기다리는 육상선수의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기생충>의 수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과 제작자가 상을 받았지만, 송강호라는 주연배우가 명연기를 한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모든 조연 배우들도 너무 멋진 연기를 했습니다. 외국에서는 ‘제시카 송’이 그렇게 인기였다고 합니다. 편집자와 촬영감독도 큰 역할을 했구요. 자막을 번역했던 번역자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누구 한 사람이 빠진 <기생충>을 생각하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앞으로 살아갈 삶을 1등으로 들어와야 하는 100미터 경주가 아니라, <기생충>과 같은 멋진 영화에 참여하는 창작 활동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세상에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독선보다는 조화와 어울림이 힘을 가진다고 봅니다. 1등을 향한 경주만 있었다면, 협력과 공생의 군무와 같이 서로서로를 위하며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기생충>은 가능했을까요? 즐겁고 보람 있는 삶은 오히려 이렇게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보석과 같은 작품을 통해서 각자에게 성큼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생각은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받기 이전부터 <기생충>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 영화가 빈부격차, 계급 갈등, 기득권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몇 십 년 전에 비해서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잘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꿈꿔왔던 선진국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렇지만 계층 간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일은 이런 격차가 교육을 통해서, 특히 대학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교육이 계층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사다리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교육이 계층 간의 격차를 유지하고, 이 격차를 더 벌리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해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다른 대학교의 학생들이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동년배 젊은이들이 받지 못하는 물질적, 정신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혜택은 졸업을 한 뒤에도 일정 정도 이어집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자신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성취를 이루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혜택을 입은 자로서, 사회의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포용하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리더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들이 혜택을 받았다면, 그 혜택은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으로부터 왔고, 또 그 일부는 바로 이런 소외된 계층으로부터 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합니다. 대학과 대학원에 입학할 때 결심한 뜻을 이루고 졸업하는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마 많은 학생들이 입학할 때 세운 뜻을 충분히 이루지 못하고 학교를 떠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학생으로 있었던 시간보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미래에 더 중요하고, 더 재미있고, 더 놀라운 일이 많이 생길 겁니다. 그런 풍성한 기대를 가지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대학 문을 나서길 염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20. 2. 26.

서울대학교 총장  오 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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