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환경공학부 유기윤 교수
네 개의 계급으로 나뉜 미래의 시민들
미래의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이를 공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래의 도시에는 4개의 계급이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건설환경공학부 유기윤 교수 연구팀(김정옥, 김지영 연구교수)은 미래의 도시에 대한 흥미로운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래 도시에서는 플랫폼 소유주, 플랫폼 스타, 인공지성, 프레카리아트의 4개 계급으로 살아가게 된다.
연구팀에 제시한 4개의 계급 중 가장 상층부에 있는 ‘플랫폼 소유주’는 현재의 다국적 기업 소유주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기업을 플랫폼이라는 미래 정보형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면서 탄생한다. 바로 그 아래에는 ‘플랫폼 스타’라고 불리는 슈퍼스타 계급이 존재한다. 이들은 일부 정치 엘리트, 예체능 스타, 그리고 소수의 창의적 전문가들이다.
다음으로는 법인격을 지닌 인공지성 계급이 있다. 이들은 아직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도시의 여기저기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통의 시민에 속하는 ‘프레카리아트’는 플랫폼이라는 미래 정보형 기업에 접속해 프리랜서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로 현재의 직장인,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연구팀은 “현재는 프레카리아트의 수가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계급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확률로 치자면 99.99%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4개의 계급으로 분화된 시민들이 매우 특이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시민들의 노동은 갈수록 그 값어치가 낮아져 경제적으로 커다란 빈곤에 처하게 되고, 도시의 인프라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채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이와 더불어 ‘가상현실’이라는 기술 혁신으로 인해 현실 도시와 가상 도시가 중첩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처음에는 가상 도시에 몇 시간씩 머무르다가 점차 며칠, 몇 달씩 가상 도시에 살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은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IT 공룡기업은 현재의 서비스를 모두 가상화하고 심지어 가상의 행성을 창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마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지만 공학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연구팀은 지난 일 년 간 수천 건에 이르는 책과 논문, 통계보고서 등을 수집 및 분석하고 휴리스틱이라는 방법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
우리 대학교 GIS/LBS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유기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든 예단을 배제한 채 오직 데이터에 근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라며, “다소 불편한 결과이지만 그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10월 27일 한국국토정보공사 대강당에서 열리는 ‘2017 한국공간정보학회 공동추계학술대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체 연구결과는 ‘미래사회보고서’라는 제목으로 출판됐으며 보고서는 시중의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