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호(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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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2020학년도 입학식 식사
2020.03.02

서울대학교 20학번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직접 여러분의 얼굴을 마주하고 축하의 인사를 나누지 못하게 된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입학식 행사를 취소한 일은 우리가 관악으로 이사 온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서울대 구성원은 이 비상한 봄에 서울대 공동체에 들어 온 여러분을 특별히 애틋한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더 열렬히 환영합니다.

신입생 여러분. 공식 입학식이 취소됐다고 해서 서울대 학부 생활에 대한 여러분의 기대가 어긋날 일은 없습니다. 선후배 간 교제와 사제 간 만남을 기다리는 여러분의 설렘이 깨질 일도 없습니다. 사실 서울대에서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일들, 즉 수업과 연구 그리고 생활과 교제는 대학교보다 작은 단위에서 활발히 벌어집니다. 대학별, 학과별, 전공별로 작지만 보람찬 만남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선생님과 선배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고락을 나눌 동기들이 그곳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대 내 작은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스며들고 섞여서 대학 생활을 즐기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중에는 벌써 전공별 이수학점과 졸업 학기를 염려하는 학생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수업에 대한 기대보다 학점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학생들도 있을 겁니다. 특히 과제를 놓고 함께 고생할 동기들과 이미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 본 듯 보이는 몇 년 차 선배들을 만나면서 염려와 걱정을 다듬어가며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정교한 계획이 성공할지 말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걱정과 염려가 부질없다는 것은 제가 잘 압니다.

여러분의 훌륭한 선배들이 겪었던 경험과 경로를 보면 알 수 있답니다. 서울대 학부를 다녔다는 경험은 그저 시험을 보고 졸업 학점을 채우는 일에 그치는 일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과제나 시험의 난이도란 애초에 그런 과제나 시험을 내는 수업을 선택해서 준비하는 여러분의 자세에 달렸습니다. 여러분은 매 순간 선택하고 결심해야 합니다. 학점을 따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학업과 연구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하며, 미지의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교수님과 대화하는지, 얼마나 자주 동료와 토론하고 협동하는지, 그리고 때로 고요히 홀로 앉아 독서하고 숙고하는지 등과 같은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 자세가 여러분의 대학 생활을 결정하고, 나아가 졸업 이후 여러분의 역할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저는 서울대인의 자세란 것이 별도로 있다고 믿습니다. 모두가 혼란 속에서 우왕좌왕할 때, 그나마 믿고 따를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 각자의 이익을 좇아 단기적 성과에 집착할 때, 장기적 목표를 확인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수가 신념을 잃고 방황할 때, 그나마 일관된 정신으로 탐구와 성찰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에서 교육받고, 함께 교제하며, 또한 고독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이 결국 그런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과 전염병 확산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련이야 말로 진정한 서울대인이 평소 학업과 훈련을 통해서 대비하고, 도전의 순간에 결정적으로 역량과 덕성을 발휘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이유를 말해 줍니다. 우리는 평소에 장기적 관점과 넓은 전망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탐구와 성찰을 통해서 대안을 만들어 나가며, 이념과 정파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역량과 덕성을 키워야 합니다. 여러분의 대학 생활이 이런 역량과 덕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에 입학하기 전부터 여러분은 아마도 각자 속한 집단의 기대를 받는 몸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의 기대란 때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가족과 친구, 집단과 공동체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은 분명 보람 있는 일입니다만, 그런 충족은 때로 혈연과 집단의 시야에 국한되어 좁은 이익에 머물고 맙니다. 여러분의 이상은 혈연과 집단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좁은 안목을 넘어서 넓은 이익을 보여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 그것이 실현 가능함을 밝혀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이상은 가까운 사람이 기대할 수도 없었던 새로운 자랑스러움의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이 지나면 여러분은 서울대 학부를 졸업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계속 머물러 연구하는 사람도 있겠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각자 서울대인답게 열심히 살겠지만, 어느 날 문득 입학식 행사도 없이 대학 생활을 시작한 20학번 동기들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때 조용히 웃으며 돌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은 어수선했지만, 과정은 보람찼으며, 동료와 선후배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이 아름다웠다고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교수와 직원들은 여러분의 대학 생활이 실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선배들도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미리 자랑스러운 2020 서울대학교 신입생 여러분, 다시 한 번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2020. 3. 2.

서울대학교 총장  오 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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