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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제72회 전기 학위수여식
2018.02.28

  서울대학교는 제72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2018년 2월 26일(월)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2,328, 석사 1,843, 박사 726명 총 4,897에게 학위를 수여하였다.

 

  성낙인 총장은 학위수여식사에서“지난한 학위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 수월성의 잠재력을 입증하였으며, 이제부터 절차탁마의 자세로 잠재력을 꽃피워 사회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성총장은“리더는 수월성에 더하여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덕성을 겸비해야 한다”며“공동체적 가치와 개인적 견해가 부딪힐 때 공동체의 깃발을 들 수 있는 큰 인물로 성장해 나갈 것 ”을 당부했다. <학위수여식사 첨부1>

 

  학위수여식 축사 연사는 서정화 총동창회장과 명예졸업장을 수여받는 정진석 추기경이 맡았다. 서정화 총동창회장은 지성과 겸손 그리고 봉사의 가치를, 정진석 추기경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나눔·섬김의 삶 등을 각각 축사에서 강조하였다. <축사 자료 첨부2, 3>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정진석 추기경을 대리하여 허영엽 서울대교구 홍보국장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며 명예졸업장을 수여받았다. (1950년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입학)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서도 학업에 매진하고 다양한 국내외 봉사활동을 실천해온 김 건 학생(27, 수의학과)이 졸업생 대표 연설을 맡는다. <대표 연설문 첨부4> 전체 학위수여식 행사 후 각 단과대학 및 전문대학원별로 학위수여식을 진행하였다.

 

 

붙임1: 총장 학위수여식사

  뜻깊은 성취와 연마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새로운 삶의 여정 앞에 선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헌신과 사랑으로 돌보고 지원하여 국가의 동량으로 우뚝 서게끔 지켜주신 부모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학문과 인격의 성장을 위하여 훌륭한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교수님들, 각별한 정성으로 행정 지원을 하여 주신 직원 선생님들, 모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큰 성원을 보내주신 서정화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동문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랑스런 졸업생 여러분,

  대한민국은 7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썼습니다. 발전은 단지 경제적인 측면에 머물지 아니하고, 학문, 문화, 사회, 정치 등 전 분야에 두루 미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학교의 선도적 역할을 국민 모두는 공감할 것입니다. 서울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이러한 사실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졸업생 여러분은 상아탑의 울타리를 떠나 현실에 몸담음으로써 자랑스러운 계보의 연장선에 서게 됩니다. 어떤 이는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에 매진할 것이고, 어떤 이는 삶의 현장에서 선배들의 발자취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어떤 삶의 길 위에 있든 서울대인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찬사와 덕담, 그리고 격려만으로 여러분을 떠나보내고 싶지만 오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의 엄중함은 이러한 유혹을 거부하게 합니다. 서울대인이 중추적 역할을 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70여년의 결과를 되돌아보면 영광의 자취 뒤에는 짙은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습니다. 선진국이 이룩하여 놓은 학문의 도입(past follower)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한국적 문제와 해법을 통하여 세계를 진단하고 선도하는 독자적 학문세계를 확립하여 달라는 요구에 아직까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입구까지 도달하였으나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 또는 퇴락의 위기에 봉착하여 있습니다. 경제 발전이 주춤거리는 사이 양극화는 심화되고 각자도생과 적자생존의 비정한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서울대인으로 졸업하면서 여러분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리더로서의 기대감 속에 사회에 편입됩니다. 이런 기대감은 출발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지렛대일 수 있습니다. 반면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큰 실망감으로 되돌아 올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리더라는 위치는 막중한 책임과 부담감을 수반합니다.

  “배운 자는 꽃과 벼처럼 사회에 자양분이 되며, 배우지 못한 자는 잡초와 같다.”(學者如花如稻不學者如蒿如草, 「명심보감 권학편」) 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대인은 우리사회에서 배운 자의 표상으로 꽃과 벼의 역할을 감당하여 왔습니다. 현대사를 이끌어 온 서울대학교의 족적을 이어갈 여러분은 지금까지 이룬 것에 만족하지 말 것을, 서울대인의 이름을 입신양명의 훈장으로 남기지 말 것을, 전환점에 선 국가의 요구를 담대히 감당하여 낼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선배들은 지적 수월성을 갖추어 국가와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학문적 성취로 학계의 위상을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지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선지자적 안목과 명민한 판단으로 국가 시스템과 제도를 구축·개선하고 경제도약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이들이 모여 오늘의 서울대학교를 있게 한 만큼, 수월성은 서울대의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이룹니다. 여러분은 지난한 학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수월성의 잠재력을 입증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절차탁마의 자세로 저마다의 잠재력을 꽃피워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모교의 위상을 드높이리라 굳게 믿고 응원합니다.

  오늘의 리더는 수월성에 더하여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덕성을 겸비하여야 합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대립, 힘 있는 자와 힘 없는 자의 반목, 갑과 을의 갈등이 만연하면서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갈등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앞선 자의 공로를 인정하고, 뒤따르는 이를 위하여 양보하며 배려하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닌 패배자의 핑계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사회의 성장 동력은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리더로서의 서울대인의 위상을 감당하고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더 큰 부담감으로 우리의 어깨를 누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응하고자 탁월한 지성에 따뜻한 마음을 겸비한 ‘선(善)한 인재’를 서울대학교의 인재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자아의 크기와 깊이는 나의 관심과 배려가 어디까지 미치는가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공동체적 가치와 개인적 이해가 부딪칠 때, 공동체의 깃발을 들 수 있는 큰 인물로 성장하여 나가기 바랍니다.

  철학자 제임스는“행복은 그것을 직접적 목적으로 삼지 아니하고, 다른 목표에 집중할 때에 얻어진다.”고 말합니다. 쾌락과 물질이 보편적 종교가 되어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시대에 맞서 탐욕으로부터 고개를 들어 이웃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내가 갈구하는 것보다 내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진정한 행복은 여러분을 반길 것이며, 시대가 원하는 지성과 덕성을 겸비한 리더로 성장할 것입니다.

  장도를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

  이곳 관악에서의 시간은 떼어낼 수 없는 여러분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강의실과 교정 곳곳에 남은 여러분의 흔적은 후배들에게로 이어질 것입니다. 젊은 날의 정신적 고향 서울대학교를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아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교정에서 움튼 추억과 기억이 앞으로 펼쳐지는 여러분의 삶에 활력제로 때로 위로제로 살아 숨쉬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과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며, 힘차고 밝은 미래를 위하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2월 26일

서울대학교 총장 성 낙 인

 

붙임2: 축사1 총동창회장

  존경하는 성낙인 총장님과 모교의 교직원 여러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으로서 조국과 모교를 위해 활약하고 계신 동문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고등교육을 이수하고 이제 장도(壯途)를 목전에 둔 후배 졸업생 여러분. 대학은 그 역사의 초기부터 사회를 선도할 지도적 지성인을 양성하고 사회를 혁신할 창의적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민족의 역량을 모아 1895년 서울대학교를 설립한 민족 공동체의 존중을 받으며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왔습니다. 그 인재들이 사회의 중추에서 대한민국을 오늘의 번영으로 이끌어오기까지, 감수해야할 고난은 참으로 엄혹했습니다. 하물며 지금은 세계의 격변기에 조응하여 대한민국 또한 혁신을 감수해야 할 때입니다.

  서울대학교총동창회는 후배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여 조국과 모교를 빛낼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해왔습니다. 2015년부터는 매년 30억 원 이상의 장학기금을 마련하여 1,300명 이상의 후배들에게 지급해왔습니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의 동창회 장학금으로서, 많은 동문 선배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입니다. 선배의 지원으로 후배가 성장하고, 성장한 후배들이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 또 그 후배의 버팀목이 되는 장학의 선순환 체제는 서울대학교총동창회의 핵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 첨단 지식은 경제뿐만 아니라 인류문명 자체의 성장 동력이 되었습니다.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들은 막대한 연구기금을 조성하여 경제발전의 기반이 되고 지식을 계발하며 새로운 산업창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최강대국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몇 년간 세계의 대학평가기관들은 아시아 최고의 대학으로 싱가포르의 대학들을 선정해왔습니다. 싱가포르는 국가의 역량을 모아 대학을 지원해왔으며, 이를 통해 창출된 지식과 인재들은 곧 싱가포르 발전의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 빛나는 선진강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대학교총동창회는 동문들의 총의를 모아 매년 10억원 씩, 15년간 150억 원을 연구 및 교육기금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들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이러한 시도를 계기로 더 많은 투자와 지원으로 발전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우정과 실력을 연마해왔습니다. 우리 선배들 또한 여러분들의 안내역(案內役)이자 후견인의 역할을 기쁘게 맡으며 함께 나아갈 날을 즐겁게 기다려왔습니다.

  개인의 위대함은 공동체를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습니다. 지성과 겸손, 봉사의 가치를 체득하고 민족과 함께 발전하는 선한 인재를 양성하는 지성인 공동체로서 견고히 서고자 서울대학교총동창회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인의 위대한 역사에 합류하게 된 졸업생 여러분들에게 뜨거운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여러분들을 통해 조국과 모교가 더욱 빛나기를 믿으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총동창회 회장

서 정 화

 

붙임3: 축사2 정진석 추기경

  오늘 저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신 서울대학교와 절친한 벗 故 최창락 전 한국은행 총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모든 졸업생들과 학부모님께 무한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렇게 명예 졸업장을 65년만에 받아 드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의 앞날을 축복함과 동시에 이들이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제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예전에 서울대 공대가 태릉에 있었을 때, 그 근처에는 육군 사관학교가 있었습니다. 1950년 6월 24일 토요일 오후, 시내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서울대생들과 휴가를 나가는 사관생들이 들떠 큰 소리로 웃고 떠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는 그것이 제가 서울대학교를 왔다 가는 마지막 날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6.25 전쟁이 터져 북한군이 남한을 공격해 왔고, 북한군에 의해 서울은 3일 만에 함락되었습니다. 그날 기차에 같이 탔던 많은 젊은이들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습니다. 근 70년 전의 일이지만 마치 어제와 같이 생생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누구나 많은 어려움을 지닌 채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험과 유혹들이 도처에 존재하며, 여러분 주변에 온갖 허위와 모순과 불의가 난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노력에도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거나 좌절과 실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우리는 아무리 힘든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희망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피어납니다.

이 세상에 그 누구도 귀하지 않은 인간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주변에서, 또 사회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게 되더라도, 여러분 각자가 지닌 고귀한 존엄성은 절대 훼손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의 존귀함을 깨닫고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 직면해서도 자신을 비하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자존감을 갖고 사는 것 이외에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가치 있는 존재는 부귀와 명성을 가진 자가 아니라 나눔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자입니다. 나눔과 섬김은 이웃을 사랑함으로써만이 가능합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은 상대방을 올바로 인정하고 이해하며 배려함으로써 비롯되는 것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는 것은 나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이기심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행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누리는 것입니다.

서로 인격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에게 선의의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며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협조하며 배려하여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 주면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이 땅의 모든 젊은이가 자신의 존귀한 가치를 깨닫고 부지런히 스스로의 재능과 능력을 연마하여 이를 이웃의 선익을 위하여 함께 나누고 이웃에게 베푼다면 우리 사회는 따뜻하고 행복이 넘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생애는 찬란히 빛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졸업생 여러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여기 모인 졸업생과 학부모, 그리고 서울대학교 총장님과 모든 교수분과 관계자 여러분, 내외 귀빈께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 2월 26일

추기경 정진석 니콜라오

 

붙임4: 졸업생 대표 연설문

김 건(수의학과)

  안녕하십니까. 졸업생 대표 김 건 입니다.

  제72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맞이하여 이 자리를 빛내주신 존경하는 총장님, 교직원 및 내외귀빈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4,897명의 졸업생을 대표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우리 각자의 특별함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어떠한 업적이나 성공담을 근거로 이 자리에 서기에는, 저는 평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장애를 딛고 일어섰다거나, 극도의 가난을 이겨냈다거나, 국가 규모의 상을 수상하였다거나 하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 가지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의 힘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때문에 감사할 것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우선 지식과 모범으로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온종일 행정업무를 맡아주셨던 교직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배움과 경험의 자유를 더 많이 누릴 수 있었습니다. 경비와 청소를 해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우리의 잠재력을 믿고, 장학금을 기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지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야 두 발로 서려고 하는데, 그동안 지켜보시느라 많이 아프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진 것 없는 저를 믿고 사랑해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주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우리 대부분이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우리는 연약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더 위대해질‘잠재력’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잠시 저의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문제가 많았습니다. 키가 작았습니다. 자주 아팠습니다. 운동을 못했습니다. 게임에 중독되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저를 대하기를 불편해 했습니다.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세상은 불공평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제게 친절을 베풀고, 저를 존중해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받은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학업 중 휴학하고 2년간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받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복학 후에는 수의과대학만의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제약회사, 양돈장, 동물병원, 유기견 보호소 등에서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2015년에는 결혼하여 사랑하는 아내와 작은 가정을 꾸렸습니다. 배우자로서의 책임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녹록치 않았지만, 선한 인재 장학금을 비롯한 학교의 지원 덕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저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약리학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입니다. 이 곳에서 연구하면서,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에 기여하게 될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경험하며 누리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아이였지만, 제 잠재력을 보고 지지해준 분들 덕에 이만큼이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많은 잠재력을 발현해 왔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입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잠재력과 가능성, 미래, 성장, 발전, 희망 바로 여러분을 위한 말들입니다. 그러니 걱정과 염려, 후회를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에게서도 그들의 잠재력을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이 세상이 조금 더 나은 곳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학우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2월 26일

졸업생 대표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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